2024년 상반기 부부학교를 재학중인 청년 2부 엘림 소속 이찬호입니다. 어느새 10주차의 부부학교가 끝이 나고, 퇴근 후에 자리에 앉아 소감문을 쓰고 있는 저의 모습이 어색하네요. 소감문이 아닌 반성문이었다면 조금은 덜 어색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부부가 아닌 연애학교였다면 지금보다 자연스럽게 소감을 써내려가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여러가지 이상한 생각을 하다보니 담임 목사님께서 과제를 내어주실 때에 해주셨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이 소감문을 직접 작성하는 작업을 가져야만 비로소 이 부부학교가
완전히 잘 마무리될 수 있다고 하신 그 말씀. 10주차의 부부학교 과정을 제대로 끝맺기 위해 그리고 보다 성숙한 남편이 되기 위해 부부학교를 통해 느끼고 깨달았던 부분들을 여기에 계신 분들과 나눠보고자 합니다.

 먼저, 훈련 받기 전의 저희는 다른 분들에 비해 연애기간이 길지 않았던 터라 아직 제대로 싸운적도 없고, 서운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모든 것이 잘 맞다고만 생각을 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부학교를 지원을 하던 당시에는 모든 것이 다 괜찮고 좋아보였습니다. 그래서 당장의 문제를 더 개선하고 싶다기보다는 언젠가는 감정이 상하거나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 있는 연약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훈련을 통해 보다 성숙한 부부가 되어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단단한 가정을 이뤄나갈 것을 기대하고 소망하며 지원을 하였습니다. 더불어, 이미 친하고 표현은 못해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분들과 함께 한다는 것에서도 큰 기대를 가지고 부부학교에 임했습니다.

 훈련을 하면서 깨달은 부분을 정리해보니 크게 2가지로 요약이 되었습니다.

첫번째로는 매주마다 부족한 저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부부학교를 준비하면서 저보다는 둘이 어떻게 해야하는가. 부부가 어떻게 해야 보다 성숙한 부부로 살아갈 수 있는가. 를 배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저를 돌아보는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저는 상대를 위해 채워주고 섬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상대가 나에게 맞춰서 더 해주길 원하고 있었음을 매주마다 느끼게 되었습니다. 뭐든 다 해주고 싶고, 뭐든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어했던 처음 사귈 때의 그 마음이 떠오르며 상대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저의 모습을 돌아보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는 상대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감사했습니다. 서로의 살아온 환경과 어려웠던 일들을 나누며 지금의 상대의 행동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더 알아갈 부분들이 많겠지만, 훈련을 통해 어떻게 서로의 행동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되어서 후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 다가오더라도 조금은 더 여유를 가지고 그 상황을 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느새 10주차의 부부학교 과정이 끝이 났고, 전과 후를 비교해보았을 때, 제가 더 나아졌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변화된 것은 상대에 대해 깊은 이해도를 가질 수 있었고, 상대의 부족함이 아닌 저의 부족함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또 상대에 대해 아쉬워하기보다 저의 모습에 아쉬워하게 된 것이 달라진 점입니다.

 담임 목사님의 말씀 중 큰 공감이 되었고, 깨달음이 컸던 말씀으로 결단하고자 합니다.
“상대에게 내가 바라는 그것이 바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상대에게 바라기보다 제가 먼저 섬기고자 합니다. 또다시 바라고 있는 저의 모습을 볼 것 같지만 기다려주고 있을 상대를 믿기에 빠르게 다시 저의 부족함을 발견하고 기도와 사랑으로 섬길 것임을 결단합니다. 

 저의 부족함을 깨닫게 도와주신 담임목사님과 사모님께, 그리고 각자의 깊은 나눔으로 저를 돌아보게 해주신 친구 부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이 자리까지 인도해주시고, 앞으로도 저희 부부를 이끌어가실 하나님께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